변태/ 서울연극인대상 평가단

<변태>

작: 최원석
연출: 최원석
단체: 극단 인어
공연장소: 이랑시어터
공연일시: 2014/02/01 ~ 2014/03/30

 

* 전문평가단

 

<변태>는 배우의 연기를 통해 연극의 본질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특히 상반신을 드러내는 연기와 성관계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배우 이유정은 연극적으로 세련되게 연기했으며 작품의 의도를 잘 살렸다. 이유정의 연기는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조절하며 관객을 흡입했다. <남자충동>에서 바보 여동생 역을 했던 이유정은 이제 사십대 중년의 여배우로 삶의 처절함을 냉정과 열정의 경계를 오가며 치열하게 연기했고 김귀선의 연기와 잘 어울렸다. 배우 김귀선은 배역에 잘 어울렸으며 특히 대사의 리듬을 잘 살렸다. 또한 장용철도 등장인물을 잘 승화했고 이들 세 배우의 앙상블은 2시간 공연을 전혀 지루하지 만들었다. 앞으로 배우 이유정의 행보가 기대된다.

– 김윤미

 

2014년에 공연된 작품 중 여운을 남긴 첫 번째 작품. 먼저 ‘2010 희곡아 솟아라’에 선정되고 3번이나 공연될 만큼 잘 쓰여진 희곡의 힘이 뛰어나다. 또 일상적이면서도 극적 일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내면을 잘 어우러지게 연기한 배우들의 앙상블도 인상적임. 무대를 지나 객석으로 나아가게 디자인된 무대도 극적 사건과 잘 어우러지며 관객에게 ‘어떠한 변태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짐. 묵직한 주제의식이 무대 위에서 잘 표현되었음.

– 이은경

 

이 극은 자신만의 숭고하고 깨끗한 세계에 갇혀 사는 남자의 세계 안에 덩달아 편입되고 매몰되어 있던 여자가 스스로 숭고미를 버리고 현실과의 타협을 택함으로써 그 세계에서 탈주해 또 다른 자신의 우주를 구축하는 이야기이다. 푸르고 탁한 도서대여점의 공기 속을 유영하는 듯한 시어들이 인상적이었으며,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와 다면적인 인물 해석은 그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첨예한 갈등 구조에 있는 인물 셋 모두에 호의를 느끼게 했다. 어느 누가 옳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는 제작자의 변에서 작품과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는 애정을 느낀다. 육체관계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한 ‘소영’의 선택이 여성 관객에게 다소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겠으나, ‘시’와 ‘고기’의 대비에서 이어진 ‘관념’과 ‘실존’의 충돌일 것으로 믿어 납득할 수 있었다.

– 최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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