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인 거창군수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

양동인 거창군수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의 개최포기의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거창국제연극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극예술축제이자, 거창군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상품이다. 이 축제 기간 동안 매년 20만 명의 관광객이 거창을 방문하고 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교육도시이자 축제도시로서의 거창군의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축제에 대해 최근 거창군은 일방적으로 개최포기를 결정해서, 국내 연극계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양동인 거창군수가 지난 4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지역주민, 거창군의회, 문화예술단체, 언론인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서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군수의 사사로운 판단에 의하여 개최가 되고, 개최포기가 될 축제가 아님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개인의 사유물인 것처럼 포기를 한다는 것은 거창군민과 축제참여의사를 밝힌 연극단체, 축제를 기다리는 일반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배신행위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군이 새롭게 위촉한 운영위원회를 해산시키려는 결정이나, 축제 포기와 함께 이미 지원 결정된 지원금을 반납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 축제를 지속적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가는 일이다. 군이 나서서 축제를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군의 행정권 남용으로 이 지역 대표축제를 위기에 빠트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 연극계위원들은 양동인 군수가 지난 4일 토론회에서 거론한 개최포기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거창군수의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포기의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양동인 군수가 밝힌 연극제 개최포기 근거1

“군은 연극제 군직접시행이라는 의회권을 살리기 위해 진흥회측 인사를 운영위원회에 포함시키는 중재안을 가지고 당사자 간 합의를 도모했으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재에 실패했다.”

 

운영위원회 연극계위원들의 반박1

“군직접 시행이라는 의회권을 살리기 위해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라고 함) 측 인사를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고 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법리적 근거와 그 타당성은 어디에도 없는 근거이다.

 

운영위원회에 진흥회 측 인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거창 신임군수가 취임하고 난 이후에 갑자기 추가된 요구였을 뿐이다.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는 거창군이 직접 주관하기로 되어있던 사업이다. 본래 민간단체 주도였던 연극제가 군 직접시행으로 바뀌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27회까지 거창국제연극제 행사를 주도해 온 진흥회의 내부비리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이 축제의 경쟁력 약화, 예산 집행의 투명성 여부가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는 등 이대로 가다간 거창국제연극제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군 당국과 새로 설립된 운영위원회는 이처럼 고사 직전에 놓인 연극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 출발한 것이다.

이미 운영위원회에는 거창군 문화관광과 직원 2명과 간사 1명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분들은 퇴임을 일이년 앞둔 행정전문가들이다. 문화행정 전문가들이 제1차, 제2차 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해서 논의한 결과 진흥회측 인사를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론이 신임군수의 말한마디에 변경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진흥회는 현재 집행부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소송결과에 따라 진흥회측 인사는 바뀔 수 있다. 현 진흥회측 인사를 운영위원에 포함시켰다가 나중에 또다시 바꿔야할 상황이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질 것인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운영위원회는 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법적소송에 직접 연루되지 않은 중립적인 인물을 두 명까지 수용하고자 양보하였다. 하지만 현 진흥회측에서는 법적인 이해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수정하도록 요구하였다.

또한, 거창군수의 “당사자 간 합의를 도모했으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재에 실패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의 책임소재를 오도하려는 것이다. 애초부터 거창국제연극제의 주관을 진흥회가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거창군이고, 이를 대신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인데, 이제와서 진흥회와 운영위원회가 마치 대등한 당사자라고 보는 신임거창군수의 핑계는 축제의 발전적 가치보다는 다른 목적에 있지 않나 의심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운영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부패전력이 있는 진흥회 측 인사를 포함시키려 한다거나, 공식적인 회의(군 문화담당관계자들, 군의회 예산 및 문화담당 관계자들, 군이 승인한 공식적인 운영위원회 위원들)를 통하지 않은 밀실 협상을 종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문연극인 중심으로 설립된 운영위원회 위원들은 밀실 협상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가 없음을 천명하고자 한다. 이는 군수가 공무원들을 통해서 행정 권한을 방기하고, 의도적으로 연극인들 간의 밥그릇 싸움인 것처럼 왜곡하면서, 축제에 관한 운영위원회의 개혁의지를 훼손한 것이다. 결국 운영위원회를 단순히 이용만 하고 이제는 거추장스러우니 그냥 분쟁당사자 정도로 치부해버리겠다는 발상을 한 것이다.

 

양동인 군수가 밝힌 연극제 개최포기 근거2

“진흥회의 양보 없이 군 직접시행시 상표권분쟁 소지 등으로 국‧도비를 지원할 수 없다.”

 

운영위원회 연극계위원들의 반박2

국‧도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은 거창군수의 독자적인 판단에 불과하며,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주장이다.

양동인 군수가 말하는 상표권이란 “거창국제연극제” 명칭을 지칭하는 것이다. 2016년 5월 현재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은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진흥회에서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로 양도되어 있는 상태다. 상표권 자체가 진흥회에서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로 양도된 사실 자체도 의문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법적으로 진흥회에서 “거창국제연극제”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양동인 군수가 말하는 것처럼 진흥회의 양보가 있더라도 거창군은 더 이상 거창국제연극제의 상표를 사용할 수도 없다.

상표권 분쟁소지 때문에 연극제 개최가 포기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명칭을 변경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거창국제연극제”에서 “거창국제 공연예술제”로 변경해서 축제를 개최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축제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연극축제로 거듭나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명칭은 이 축제의 새로운 이미지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운영위원회는 국고보조금 지원기관인 한국문화예술문화위원회에 자문을 구해 명칭 변경해서 올려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거창군에 “거창국제공연예술제”라는 명칭을 제안한 바 있다.

 

양동인 군수가 밝힌 연극제 개최포기 근거3

“두 개의 연극제가 올라가면 의미가 없다!”

 

운영위원회 연극계위원들의 반박3

양동인군수가 말하는 두 개의 연극제란 거창군 주관 연극제와 거창군의회에서 부실단체로 진단한 진흥회가 주관하는 연극제, 이 둘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흥회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다. 신‧구 집행부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재판결과에 상관없이 이미 상표권은 진흥회에서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로 양도 되었다.

양동인 군수의 논리대로라면 현재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와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와 거창군 3곳이 주관하는 거창국제연극제의 개최가 가능하다. 그러나, 거창군에서 운영위원회를 조직하고, 거창군이 직접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하기로 한 것은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나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가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의한 것인데, 다시 2개의 연극제가 올라간다는 것을 연극제 포기의 핑계로 든다는 것은 거창군의 자기모순이라고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군은 두 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상황을 걱정한다는데, 이는 행정적 고민거리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관이 민간단체인 진흥회,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가 연극제를 개최 하는지 마는지는 간섭을 할 수 없지만, 자금지원과 광고와 홍보, 지역 군민에 설명회개최를 통하여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지역사회나 일반시민에게 알리면 될 문제에 불과하다.

 

글을 마치면서,

다시 한번 거창군수의 연극제 포기 철회를 촉구한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올해 28년째를 맞이하게 된다. 거창의 자랑거리이며,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해온 이 축제가 아이러니하게도 군 직접 시행으로 전환되자마자, 군수가 나서서 개최 포기를 선언한 상황이다. 그러나 거창군제연극제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상황이다. 거창국제연극제에 거는 지역주민의 관심뿐만 아니라 개최여부에 관한 전국 연극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각국 연극인의 관심뿐 아니라 운영위원회가 섭외한 해외 각국 연극단체의 이해관계 및 신뢰관계도 얽혀있는 상황이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이미 거창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전국적, 세계적 연극축제의 중요한 거점이 되기까지, 27년이라는 장년을 훌쩍 넘기고 성장한 거창국제연극제를 군수개인의 사유물 취급하듯 하루아침에 중단 시킬 수는 없다. 거창군의 인식의 전환과 연극제 권한 주체로서의 거창군의 새로운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 연극계위원

김성노. 김창화. 박재완. 문종근. 심재민. 손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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