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연극교사의 현실 충격(reality shock)

이연심(무학여자고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은 1년에 단 한차례 치러지며 고등 고시에 빗대어 임용 고시라 불릴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시험으로 손꼽히며,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 시험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sjh0772/221800990986)

지난 11월21일 전국에서 6만여 응시생을 대상으로 교사 임용시험이 진행되었다. 임용시험은 1년에 단 한차례 치러지며 ‘고등 고시’에 빗대어 ‘임용 고시’라 불릴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시험으로 손꼽히며,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 시험’(이하 ‘임용시험’라 칭함.)이다. 고등 고시가 뭔가? 행정 고급 공무원이나 외교관, 사법관 등의 임용을 위하여 실시하던 자격시험이 아니던가? 임용시험을 ‘고시’라 부르는 것은 그 만큼 어렵고 힘든 관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임용시험은 다른 해와는 달리 온갖 매스컴에서 뜨거운 화젯거리이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려운 관문이라서가 아니라 코로나 19로 확진을 받은 응시생들이 수십 명이 발생하면서 적어도 1년에서 길게는 8년 동안 준비한 응시생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인생의 중대 갈림길에서 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초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임용시험을 치룰 수 없다고 공지한 바 있으나 시험을 3시간 앞두고 확진 통보를 받아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한 응시생이 있는가 하면, 검사 결과가 시험 이후 나오는 덕(?)에 무사히 시험을 볼 수 있었던 응시생도 있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기 때문에 생겨난 또 하나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임용시험은 ‘교육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 임용령’,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등의 근거법령에 의해 시행하는 시험이다. 중등학교 정교사 2급 자격이 부여된 자는 누구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데, 응시자를 대상으로 교사로서의 전문적인 능력을 측정하고 평가한다. 임용시험은 교사로 임용되기 위한 최소한의 전문성을 측정하는 과정인 것이다. 올해 임용시험은 교사로서의 최소한의 전문성을 판정하는 시험대를 통과하기 이전에 코로나 19의 폭풍을 먼저 통과해야 하는 이중의 관문이 존재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국 전국 110개 고사장에서 6만233명의 시험응시 접수자중 5만29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연극영화 예비교사들이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연극영화정교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사 능력 검정 3급 이상의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출처:픽사베이)

이중에는 연극영화 중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도 있다. 2021학년도에는 서울, 경기, 충북, 경남 교육청 등에서 연극영화교사를 선발한다. 연극영화교사의 경우 국어나 수학과 같은 주지과목처럼 교사를 매년 선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용을 준비하는 예비 교사들은 언제 임용 공고가 나오나 항상 목을 빼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올해 그 기회가 생긴 것이다. 2002년 강원, 광주에서 각 2명을 선발하는 임용시험이 실시된 것을 시작으로 2002년도, 2005년도, 2007년도, 2009년도, 2010년도, 2012년도, 2014년도, 2017년도에 시험이 실시되었으니 평균 2년마다 열리는 셈이다. 연극영화 과목은 전문교과 과목이어서 매년 실시되지 않을뿐더러 전국적으로 모집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연극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예비교사들에게 이 시험은 그다지 매력적인 시험이 되지 못한다. 1년간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당해 연도 임용공고가 나지 않으면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연극영화 예비교사들이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연극영화’정교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사 능력 검정 3급 이상의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한국사 능력이야 시험을 보면 되는 것이지만 정교사 2급 자격증은 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해야만 취득할 수 있는데, 그 수요는 각 대학 허가 인원의 10%에 한한다. 따라서 각 대학별로 상위 성적 10% 이내의 학생에게 교직이수의 우선권을 허락한다. 일반적으로 정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곳인 사범계열 대학교와 교육대학교에는 연극영화 전공 학과가 설립되어 있지 않으니 일반대학의 교직을 이수하거나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이수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임용시험에 응시하기 전에 이미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관문이 존재하는 것이다.

학과()를 운영하는 교육자들의 입장에서는 학과()정원의 10%밖에 안 되는 예비교사들을 위하여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처럼 다양한 연극영화교과교육 관련 전공과목을 개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그러니까 사범계열 대학이나 교육대학의 교사양성 교육과정과는 그 밀도 면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출처:픽사베이)

일반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연극영화 관련학과의 교직 이수 학생들은 교육학의 기초 이론 과목들은 타 학과의 개설 과목을 이수하면 되지만 교과교육과 관련된 과목은 부득불 관련학과에서 이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연극영화교과교육학은 연극영화 관련학과에서 이수해야 한다. 연극영화 관련학과의 학생들은 표면적으로 90%가 연극이나 영화 예술인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학과(부)를 운영하는 교육자들의 입장에서는 학과(부)정원의 10%밖에 안 되는 예비교사들을 위하여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처럼 다양한 연극영화교과교육 관련 전공과목을 개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그러니까 사범계열 대학이나 교육대학의 교사양성 교육과정과는 그 밀도 면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교육부에서는 연극과 영화관련 표시과목을 연극영화로 병기되어 있다. ‘연극영화도 아니고 아예 한몸처럼 표기하고 있다. 표현 매체가 다른 음악과 미술이 분리되어 독립교과로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연극과 영화가 분리되어 독립교과로 존재해야……

(출처:픽사베이)

여기에 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독자도 있겠지만 교육부에서는 연극과 영화관련 표시과목을 ‘연극영화’로 병기되어 있다. ‘연극・영화’도 아니고 아예 한몸처럼 표기하고 있다. 표현 매체가 다른 음악과 미술이 분리되어 독립교과로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연극과 영화가 분리되어 독립교과로 존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극과 영화는 교육부에서 보기에는 한몸인가 보다. 그런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 대학의 연극영화관련 학과의 교육과정은 특성상 연극과 영화를 분리하거나, 연극 내에서도 연기, 연출, 무대기술 등으로 세부 전공을 분리하여 운영하고, 이에 따라 전공별로 집중 이수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따라서 예비교사들은 연극관련 과목만 이수하거나 영화관련 과목만 이수한 경우가 발생하고, 연극을 전공하였다 하더라도 학과(부)에 따라서는 학과(부)의 특성에 집중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하기 때문에, 연극교과에서 다뤄지는 전반적인 주제를 전공과목에서 모두 이수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한편 안쓰럽기도 하다. 그렇게 어려운 관문을 여러 번이나 통과하고도 앞으로 남은 길이 그렇게 꽃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픽사베이)

한편 임용시험은 법령에 근거하여 1차에서는 기입형, 서술형, 논술형 필기시험으로 교육학과 전공지식을 평가하고, 2차에서는 교수․학습 지도안 작성과 수업능력평가를 위한 수업실연 평가와 교직적성 심층면접을 통해 평가한다. 공식적으로는 2단계 시험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필기시험, 수업실연 시험, 면접시험으로 3단계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1차 시험의 합격자는 선발예정 인원의 1.5배수 이상으로 하며, 1차 시험의 합격자만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1차 필기시험 관문부터 통과해야 하는데 독자들도 이미 예상하고 있겠지만 시험과목은 연극과 영화관련과목 전체가 대상이 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전문교과 과목으로 말하자면, ‘연극의 이해’, ‘연기’, ‘무대기술’, ‘연극 감상과 비평’, ‘연극 제작실습’의 연극 과목과 ‘영화의 이해’, ‘영화 창작과 표현’, ‘영화기술’, ‘영화 감상과 비평’ ‘영화 제작 실습’등의 영화 과목을 모두 아우른다. 따라서 연극영화교사가 되기 위하여 임용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교사들은 시험을 치루기 위해서 대학의 교육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오롯이 본인이 채워야 하는 부담이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임용시험이 있던 날, 그 어려운 과정을 꿋꿋이 견디고 시험장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예비교사들이 참으로 고맙고 대견하다.

그렇지만 한편 안쓰럽기도 하다. 그렇게 어려운 관문을 여러 번이나 통과하고도 앞으로 남은 길이 그렇게 꽃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임용시험에 통과하여 임용 대상자가 되면 연극영화교사가 필요한 학교에 부임을 하게 된다.

새내기 교사가 교직에 적응을 하고 교직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가치 등에 익숙해지는 데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직 초기의 시행착오기간은 살아남느냐 도태되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로티(Lortie)는 이를 “가라앉거나 헤엄치거나”(sink or swim)라고 극적인 비유를 했다. 또 빈맨(Veenman)은 교직 초기에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새내기 교사의 상황을 “현실충격”(reality shock)으로 묘사했고, 어떤 연구자들은 “이행충격”(transition shock)으로 표현했다. 표현에 차이가 있지만 모두 새내기 교사들의 현실과 책임감, 복잡성에 직면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의 과정은 전공과목에 상관없이 누구나 겪는 일이니 어쩌면 감수하고 견뎌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교사가 정작 부임한 학교에서는 영화교과를 가르쳐야 한다면 문제는 다르다. 반대로 영화를 전공한 새내기 교사가 부임한 학교에서 연극교과를 가르치고 공연을 올려야 한다면, 그리고 연극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입시를 담당해야 한다면 이 역시 아주 난감하다. 그 흔한 현실충격, 이행충격의 차원이 아니다. ‘처음엔 다 어렵지’, ‘처음이니까 그래, 익숙하면 괜찮아질 거야’ 이렇게 위로하고 지나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대한민국 임용시험을 거쳐 선발된 새내기 교사가 임용초기부터 학원을 전전해야 한다니……. 이러한 현상은 교육자원의 활용이나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보면 손해가 막심하다.

(출처:픽사베이)

연극영화교사 임용시험 공고에는 어떤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가르칠 교사를 선발한다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앞서 이야기한 황당한 사연이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새내기 교사들은 영화 편집 프로그램을 학습하기 위해서 퇴근 후 학원으로 뛰어가기도 하고, 연기 훈련 프로그램을 찾아 대학로로 달려가기도 한다. 참으로 웃지 못할 슬픈 현실이다. 대한민국 임용시험을 거쳐 선발된 새내기 교사가 임용초기부터 학원을 전전해야 한다니……. 이러한 현상은 교육자원의 활용이나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보면 손해가 막심하다. 오히려 학교별 기간제 교사 모집 공고가 학교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사 선발 시스템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기간제 교사 모집공고는 연극이나 영화 전공, 또는 뮤지컬 전공 등으로 전공분야를 밝히고 ‘화술’, ‘움직임’, 연극제작‘ 등의 수업이 가능한 교사를 모집한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맞춤형 교사를 초빙할 확률이 더 높다. 아마도 앞과 같은 전례가 있다는 사실을 학교 현장에서도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상세한 공고를 내는 것일 것이다. 학교 예술강사 지원제도 역시 연극 강사, 영화 강사를 별도로 지원하고, 학생들도 연극 선생님과 영화 선생님을 명확히 구분하는데, 국가고시인 임용시험은 이 간단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루빨리 표시교과 연극영화연극영화로 분리되어야 하며, 전문성을 갖춘 연극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 내 교육프로그램도 정비되어야 한다.

(출처:픽사베이)

그렇다고 이대로 두고 볼 일은 아니다. 똑같은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기 때문이다. 감히 학생들의 교육을 앞에 두고 ‘복불복(福不福)’이라며 학교에 필요한 연극전공이나 영화전공이 임용되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하루빨리 표시교과 ‘연극영화’는 ‘연극’과 ‘영화’로 분리되어야 하며, 전문성을 갖춘 연극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 내 교육프로그램도 정비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 연극인을 양성하게 될 예비 연극교사들이 마음껏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사범계열 대학이나 교육대학 내 연극전공학과가 신설되어 연극교과교육 전문인이 되는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연극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초・중・고에 연극과목이 확대되고 보석 같은 연극선생님들이 신나게 교수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극으로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참고문헌

Lortie, D. C.,『Schoolteacher: A sociological study』, (Chicago and London: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75).

Veenman, S.,「Perceived problems of beginning teachers」,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54(2, 1994).

Corcoran, E.,「Transition Shock: The Beginning Teacher’s Paradox」. <Journal of teacher education>32(3, 1981), 19-23.

2 thoughts on “새내기 연극교사의 현실 충격(reality shock)

  1. 선생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합니다. 저도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아르떼 연극예술강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아르떼 예술강사 제도를 통하여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을 많은 부분 채워가고 있지만 여전히 매년 새로운 문제로 혼란을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학교 연극교사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위 글을 보니 오히려 더 어려운 지경으로 가는 거 같아 보입니다. 예술교육을 학교에서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교양수준의 예술교육을 가르치는 것이 학교예술교육의 목표라면 기존의 교사들 역량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연극교사는 당연히 전문성을 띄고 재능있는 학생들도 발굴하고 학교안의 예술적 감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수업을 해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시스템은 어렵다고 보입니다. 어느 세월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연극교사를 배치하게 될까요…학생들의 예술교육은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훨씬 더 유연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을강사, 마을예술가들이 생활속에서 교육공동체를 이루어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역마다 교육청도 있고 교육청 산하 다양한 공간들이 있는데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마을교육공동체를 꾸리고 필요한 예술교육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좋을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2. 선생님의 좋은 글을 읽고 궁금한게 있습니다. 학생들이 고교과정을 이수하는 건 우리의 현실에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게 부정할 수 없는 일일 겁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고교에서 연극영화를 공부하면 연극영화대학 입시에서 무슨 혜택이나 우선권이라도 있습니까? 우선 우리 연극 대학의 입시전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그런 특혜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예고나 학원을 다닌 학생보다 제도적으로 , 실력으로 나을 게 없다면 누가 연극영화 전공선생을 고용할까요? 이런 말에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해서라고 변명하시겠지만 노력을 해보신 적은 있습니까?
    가령 고교에서 음악이나 미술, 체육을 공부하는 것보다 연극영화를 이수하면 진학이 잘 되고, 이름이 알려진 대학에 입학할 가능성이 있어야 학교도 전공자를 교사로 모시려고 할 것 같습니다. 그건 학생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따라서 대학이 자기 제자들의 평생직장을 위한다면 이런 것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왜냐면 이런 걸 교육부가 알턱이 없으니 기대난망일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걸 교육부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실제로 예고 등에는 연극명문대 입시반이 편성되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예고는 가도 일반고교에서는 관심이 없을 수밖에요. 그렇게 해서 활성화되어야 대학에서 학생들이 교사가 되려는 노력을 할거고, 그에 필요한 교과나 수업도 학교가 마련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거라 여겨집니다. 그게 아니면 입시생들도 학원 등의 사교육에 의존하는 수밖에요.
    우리의 연극대학은 학생들 석사 박사학위 주는데 골몰하는데 그래서 대학교수로 취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요. 들리는 소문은 여기서 글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 아닙니까? 예전에 학전 김민기대표가 친구인 음대교수에게 뮤지컬전공을 마련하라고 하니, 그 친구말이 ” 뮤지컬 배우로 먹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니? 우리는 음악교사 만드는 게 그나마 실속이 있어.” 우리 모두는 할 말을 잃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연극배우들은 내 생전에 최고의 황금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TV, 영화배우를 연극배우가 휩쓸고 있고, 정부지원책도 좋아졌고요. 그래도 학생들은 구닥다리 무대연기만 시킨다고 투덜대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복지재단에 이를 위한 전문교육을 실시해 달라고 사정을 해도 회장님은 묵무부답 입니다.
    제가 댓글을 달면 아예 본문을 다음 달에 지워버리는 것 같아 댓글을 달기도 죄송합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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